[성명서] '학교도청법' 발의 강력 규탄한다
2025년 11월 18일, 김예지 의원 외 19인이 학교도청법(가칭), 즉 통신비밀보호법·아동학대처벌법·노인복지법·장애인복지법 등 4개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초등교사노동조합(이하 초등노조)은 '학교도청법' 발의를 강력 규탄하며, 교육 현장의 신뢰를 파탄내고자 하는 법안 발의에 대한 사과와 법안 철회를 요구한다.
현행 「통신비밀보호법」은 타인의 대화 비밀 침해를 금지하기 위하여 누구든지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과의 대화를 녹음 또는 청취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통신의 비밀은 헌법상의 기본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예지 의원 외 19인은 학교 내 도·감청을 합법화하는 법안을 내놨다.
2022년, 한 특수교사는 교실에서 불법 도청을 당했고, 유명 만화가의 자녀를 학대한 혐의로 기소되었다. 이 특수교사는 2심에서 증거능력 부족으로 무죄를 선고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대법원에 상고되었다. '학교도청법'을 대표 발의한 김예지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이 특수교사가 무죄를 받은 것을 문제 사례로 들었고, 이는 ‘학교도청법’이 교사를 표적으로 한 법안임을 스스로 드러낸 발언이었다.
현행법상 아동학대는 ‘의심만으로도 신고 가능’하기 때문에, 초등교육 현장은 아동학대 신고 협박의 장이 되었다. 2025년 5월, 모 초등학교에서는 학생들이 교사를 도발하며 녹음하고 이를 근거로 아동학대 누명을 씌우려는 사건이 발생했다. 아동학대는 누구든지 의심만으로 수사기관에 신고할 수 있다. 아동학대처벌법은 교사를 괴롭히는 방법으로 악용되고 있다. 초등노조에 제보된 사례 중에는 학생이 교사를 폭행하고도 되레 ‘정서적 학대’를 주장하며 교사를 아동학대로 신고한 경우도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 학교도청법이 통과된다면 “증거 수집을 위한 녹음” 명목으로 교사와 학생이 함께 있는 모든 순간이 도·감청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전자장치나 기계적 수단을 이용해 청취할 수 있다”는 조항은 사실상 학교 실시간 감청을 허용하는 셈이다.
이 법안은 교사뿐 아니라 학생에게도 심각한 피해를 초래한다. 학생 간 대화가 제3자에 의해 도청된다면 사생활은 물론 인격의 존엄과 자율성이 침해된다. 누군가가 듣고, 저장하고 있다면 어떤 학생도 자유롭게 말할 수 없다. 학교도청법은 학생 간 일상대화를 학교폭력이라며 신고하는 문화를 만들고, 학생이 서로를 신뢰하지 못하게 하고, 건강한 교우관계 형성을 방해할 것이다.
초등노조는 학교도청법 발의를 강력히 규탄한다. 학생과 교사, 학생과 학생 사이의 모든 대화를 녹음·청취할 수 있도록 하는 법은 학교 구성원 간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공교육을 붕괴시킨다. 김예지 의원 외 19인은 공교육을 파괴하려는 시도에 대해 사과하고 즉각 법안 철회하라.
2025. 11. 20.
초등교사노동조합